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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안개 낀 고속도로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6-03-06 15: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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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국(칼럼니스트)

<안개 낀 고속도로>는 오래된 대중가요의 제목이다. 가수 강정화가 부른 노래인데 가끔 흥얼거려 보기도 하지만 하모니카로 흥겹게 불고 나면 속이 후련해진다.


최근에는 가요를 제목으로 에세이를 자주 쓰고 있는 편이다. 가사 자체가 시어(詩語)여서 당기기 때문이다.


<안개 낀 고속도로>의 가사는 연인 간 슬픔을 머금고 있는 데다 노래의 선율에 애틋함이 스며있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내리는 밤비는 지나간 사랑 가슴에 안은 슬픔의 눈물이던가 너무나 사랑한 당신이길래 그리움을 못 참아 끝없이 달려보는 밤도 깊은 안개 낀 고속도로~"


노래 가사는 연인 간에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지 못하고 이별로 마음을 달래려고 고속도로를 마구 달린다는 내용이다. 상대가 그만 새(?)가 되어  버린 내용이다. 


인생사 실연(失戀)의 아픔을 어디에 비교할 수가 있을까. 그러한 아픈 경험 없이 살아왔다면 그것은 우연일 것이다.


연인으로부터 상처도 없는 그런 밋밋한 사랑은 매듭도 없고 상처의 옹이도 없으니 부러움의 대상은 아닐 것이다.


이 노래를 읊조려 보면 실연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떠나 버린다면 세상의 온갖 짙은 허무가 엄습해 올 것이다.


밤중에 안개 낀 고속도로를 하염없이 달리면서 인연이 끝난 연인을 생각하는 가슴 아픈 순간은 미칠 지경이 아닐까 싶다.


사랑에 깊이 빠져 버리면 상대가 천사나 왕자로 보이면서 무지개를 타고 온다고 하여도 시원찮을 판인데,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 있다면 그 상처가 얼마나 심할 것인지 생각조차 하기 싫다.


일생을 살면서 이성 간에도 슬픔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큰 복을 짓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사랑은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영적이든 아니면 육체적이든...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완전한 사랑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래도 서로가 절대적인 사랑을 해야만 그나마 비교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질 것 아닌가. 


가장 아픈 사랑은 역시 별리(別離)의 아픔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병(病) 중의 病은 '러브 시크(love sick)'이고, '러브 메이킹(love making)'이 남긴 반대 급부의 고통이다.


안개 낀 고속도로를 하염없이 달리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란 말은 이럴 때는 해당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체로 계륵(鷄肋) 같게 여기는 사랑이 어느 한편이 떠나가 버리는 사랑이 되기 십상이 아닐까 싶다.


슬픔에 잠기어 하고 싶은 말은 "왜 나를 사랑했나요"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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